2025.01.20
출처
사평역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 이규보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새색시 꺾어들고 창가를 지나네 빙긋이 웃으며 신랑에게 묻기를 꽃이 예쁜가요,...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
경쾌한 노래 : 폴 엘뤼아르
나는 앞을 바라 보았네 군중 속에서 그대를 보았고 밀밭 사이에서 그대를 보았고 나무 밑에서 그대를 보았...
기차표 운동화 : 안현미
원주시민회관서 은행원에게 시집가던 날 언니는 스무 해 정성스레 가꾸던 뒤란 꽃밭의 다알리아처럼 눈이 ...
웃은 죄 : 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풀 한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리고는 인사하기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
비망록 :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도보순례 : 이문재
나 돌아갈 것이다 도처의 전원을 끊고 덜컹거리는 마음의 안달을 마음껏 등질 것이다 나에게로 혹은 나로부...
사랑의 증세 : 로버트 그레이브스
사랑은 온몸으로 퍼지는 편두통 이성을 흐리게 하며 시야를 가리는 찬란한 얼룩. 진정한 사랑의 증세는 몸...
노래 : 이시카와 타쿠보쿠
헤어지고 와서 해가 갈수록 그리운 그대 이시가리 시외에 있는 그대의 집 사과나무 꽃이 떨어졌으리라 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