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3
출처
황톳길에서의 대화
이제 제법 발바닥이 시리다. 지붕에서 내게 겁을 주던 말벌도 스산해진 계절에 어디론가 떠났고 황톳길은 ...
끔찍했던 삿포로
나는 그곳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병가중이라 절실히 가고 싶지 않았음에도 주변의 부추김으로 그 또한 거...
내가 늙고 현명해지면 (old and wise)
아직 눈은 볼 수 있는데, 죽음의 그림자가 내게 다가오고 있네 나 떠난 뒤 남은 이들이여, 들어주오 나 항...
주저하는 아무를 위해
쓰레기를 한 짐 짊어지고 햇살 속으로 들어갔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반쯤 감으니 붉은빛이 눈 안에 가득 찬...
진료받는 날
저는 괜찮습니다 약간 기운이 없고 조금 일하기가 싫고 소설책은 하루에 반권을 못 넘깁니다 엄마의 부재는...
바보의 대답
이젠 좀 재밌게 즐기며 살지 그래 나는 그저 말없이 웃었다 놀이에 몰입한 아이는 재미마저 잊는다고 정말 ...
허기(虛飢)
30여 년 이어온 다정한 친구들 틈에 나는 먼지 한 조각처럼 비집고 있다 음악소리, 웃음소리, 고함... 이 ...
이층에서 본 거리
수녀가 지나가는 그 길가에서 어릴 적 내 친구는 외면을 하고 길거리 약국에서 담배를 팔고 세상은 평화롭...
도덕의 시간
불친절한 편의점은 아주 작은 세탁소로 바뀌었고 활어 한 마리 보이지 않던 횟집은 간판을 내리고 있다. 마...
긍정에 미친 사람들
어떤 일을 겪었든 정신 바짝 차리라는 말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했다. 공황이 와서 호흡이 멎을 지경에도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