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놀이와 예술’]<11>인형과 로봇, 오토마타의 꿈

2026.08.21

[진중권의 ‘놀이와 예술’]인형과 로봇, 오토마타의 꿈 [동아일보 2004-08-23 18:12] [동아일보] ‘푸코의 추’를 처음 본 건 파리의 ‘기술박물관’에서였다. 별 생각 없이 들른 허름한 박물관에서 지구의 자전을 증명했다는 그 유명한 도구를 보았으니, 운이 좋은 셈이다. 하지만 거기서 내 관심을 끈 것은 정작 따로 있었다. 16∼18세기 궁정에서 갖고 놀았다는 움직이는 자동기계들. 듣자 하니 루이 14세가 자동기계 광(狂)이었단다. 그러니 거기서 내가 본 것은 대부분 그의 베르사유 궁전에서 나온 것이었으리라. 오늘날 우리 눈에 그 인형들은 조잡해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것들은 첨단과학을 동원해 제작한 고상한 오락이었다. 어쨌든 그 인형들이 내게 준 인상은 강렬한 것이었다. 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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