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 - 구멍(장혜련)」 구멍오늘 또 한 개의 구멍을 뚫는다. 살갗을 파고드는 금속성의 차가움. 미간을 찌푸릴 때마다 텅스텐 조각은 눈썹 위에서 반짝인다. 언제나 이곳에 달고 싶었다. 드디어 뚫었다는 희열감에 녀석의 이름까지 날려 버린다. 별 볼 일 없는 녀석이었지만 이 정도 위치쯤에는 뚫어 줘야지. 눈썹 위에 작은 구멍만을 남긴 채 H는 내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얼음을 띄우고 소금을 조금 뿌린 코카콜라를 단 숨에 들이킨다. 언젠가 녀석을 만나면 웃으면서 콜라 한 잔쯤 같이 마실 수 있으리라.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알싸한 액체 속에 묻어 비릿한 것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마른 갈증이 혓바닥에 달라붙는다. 얼음 알갱이를 우적우적 씹으며 J에게 고맙다는 윙크를 해준다..
출처
https://sel020204.tistory.com/8699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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